Q. 여랑야랑, 정치부 김민지 기자와 함께 합니다. 첫 번째 주제 보시죠. 윤석열 당선인 표정이 별로네요. 소통을 계속 강조하던데, 뭔가 문제가 생겼나요?
당선인 측이 기자들과 만든 단체 대화방이 있는데요.
이름이 '소통방'입니다.
그런데 오늘 불통방이 됐습니다.
오늘 인수위원회 현판식이 있었잖아요.
현장에 많은 취재진들이 몰리면서 당선인 측이 갑자기 '풀 취재' 형태로 하겠다고 공지했습니다.
Q. '풀 취재'라는 건 몇 명만 들어와서 취재한 뒤에 다른 기자들에게 공유하라는 거죠.
네. 나머지 취재진은 길 건너로 밀려나게 됐는데요.
보시다시피 현판식을 잘 볼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자 기자들이 '소통방'을 통해 "미리 공지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강 건너 불구경하듯 현판식을 길 건너 봐야 하느냐"고 항의를 했습니다.
Q. 현판식이라는 게 인수위 출범을 알리는 역사적인 순간이니 다들 직접 취재하고 싶었겠죠.
문제가 커진 건 그 다음부터인데요.
항의에 동조하는 메시지가 올라올 때마다 가림 처리가 됐습니다.
"기자들의 메시지를 가리는 게 소통이냐"는 항의 글마저, 보시는 것처럼 지워졌습니다.
Q. 그러네요. 불만 메시지마다 삭제가 됐네요.
속속 지워지니, "AI가 가리는 거냐"는 말까지 나왔는데요.
김은혜 대변인은 "불편함을 드렸다"며 "기자의 의견이 지워진 것에도 죄송하다"고 사과했습니다.
당선인 측은 "대화방 관리자가 새로 업무를 맡아 잘 모르고 한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Q. 다음 주제 보시죠. "멱살이라도" 박지현 민주당 공동 비대위원장이 한 말이죠.
네. 최근 안희정 전 지사의 부친상에 여권 인사들이 조문한 것을 비판하며 한 말입니다.
박 위원장은 한 유튜브 인터뷰에서 "조문을 간 걸 보고 진짜 이 아저씨들 왜 그러나, 내가 멱살이라도 잡아야 되나 할 정도로 너무 화가 났다"고 말했는데요.
실제로 안 전 지사 부친 빈소엔 문 대통령과 윤호중 비대위원장 등이 화환을 보냈고 몇몇 민주당 의원은 직접 조문했습니다.
Q. SNS에도 이렇게 썼더라고요. "부모 상에는 원수도 간다지만, 정치인 행동엔 책임이 따른다"
네. 비대위 첫 회의에서도 강조했던 말이죠.
[박지현 /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지난 14일)]
"사회적 규범에 위배된 정치인들을 감싸는 사람들 민주당에서는 더 이상 허용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그런 나쁜 문화를 이해해달라고 할 수 없고 이해해서도 안 됩니다."
Q. 이재명 전 지사의 조기가 보이는데, 이 전 지사도 보낸 건가요?
이번은 아니고 2020년 안 전 지사 모친상 때인데요.
이번 박 위원장 발언으로 당시 이 전 지사가 조기를 보낸 것이 재조명되기도 했습니다.
박 위원장에게 이에 대한 의견을 물었으나 대답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한편 대선 때 국민의힘 청년보좌역을 맡았던 박민영 씨는 "만약 이준석 대표가 방송에서 '아줌마' 발언을 했다면 논란이 됐을 것"이라며 박 위원장이 쓴 '아저씨'라는 표현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Q. 마지막 주제 보겠습니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사실상 사퇴를 거부했죠.
그동안 대선에서 패배한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책임지고 사퇴하라는 압박을 받아왔는데요.
오늘 그에 대한 답을 내놨습니다.
[윤호중 /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제 부족함에 대한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저는 큰 힘을 얻었습니다. 당 쇄신에 대한 소명과 국민의 명령을 완수하는 데 진력하겠습니다."
어제 재선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자리와 권한에 연연해 본 적 없다면서 사퇴에 여지를 남기기도 했지만, 오늘 사퇴 거부를 공식 밝혔습니다.
Q. 지방선거는 윤호중 체제로 치르게 되는 건가요?
윤호중 위원장은 오늘 "지방선거의 승리를 준비하겠다"며 의지를 보였습니다.
Q. 당내 분위기는 어떤가요? 윤 위원장 거취 문제는 이 정도로 정리가 될 것 같습니까.
한 초선 의원에게 물어보니 초선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고 하던데요.
김두관 의원은 윤 위원장이 사퇴를 거부하자 당장 "논리도 구차하기 짝이 없다"며 "사리사욕을 채우고 있다"고 공격했는데요.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 쇄신과 윤호중 비대위 해체를 요구하는 지지자들의 촛불 시위도 열렸습니다.
당을 쇄신하자는 건 같은 생각인데 물러나라, 물러나지 않겠다, 방법은 서로 다른 평행선에 놓여 있네요.
Q. 바로 지방선거가 있어서 더더욱 예민한 것 같네요. 여랑야랑이었습니다.
구성: 김민지 기자·김지숙 작가
연출·편집: 정새나PD·배영진PD
그래픽: 김재하 디자이너
김민지 기자 mj@donga.com